1. 질투의 역사
질투의 역사는 길고도 길어 창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심지어 기독교에서 창조주로 섬기는 여호와도 질투했습니다. 그 역사에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내게 두지 말라.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에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나 내 하나님 여호와는 질투하는 하나님인즉슨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34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 이렇듯 여호와는 분명히 자신을 질투의 하나님이라고 명시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또 창세기 4장에는 카인이 동생 아벨을 들판으로 유인하여 돌로 쳐서 죽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형제인 카인과 아벨. 형 카인은 농사를 지었고 동생 아벨은 양치기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제물로 카인은 땅의 소출을 아벨은 양의 첫 새끼와 양의 기름을 바쳤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아벨과 그의 재물은 기꺼이 굽어보았으나 카인과 그의 재물은 굽어보지 않았습니다. 카이는 자신이 하나님으로부터 소외되고 동생 아벨이 선택받자 극도의 질투심이 불타올랐습니다. 그리하여 카인은 인류 최초의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핏속에는 질투의 DNA가 존재합니다. 카인의 DNA가 지금도 몇몇이 인간의 핏속을 흐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동생이 태어나면 엄마 몰래 해코지합니다. 역시 엄마의 사랑을 빼앗길까 봐 두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엄마 몰래 동생을 꼬집기도 하고 때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주위 사람으로 인해 자신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추락할 때 인간은 질투심을 느낍니다. 질투는 때론 눈물로 때론 물리적인 복수로 나타납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는 거의 완벽한 연기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아사다 마오는 은메달에 그쳤습니다. 은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 아사다 마오는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이인자의 지위를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참담한 심경이 눈물로 표출된 것입니다. 이것이 심해지면 물리적인 폭력으로 나타난다 백설공주 이야기를 보겠습니다. 옛날 어느 왕국에 검은 머리에 하얀 피부 그리고 붉은 입술을 가진 예쁜 공주가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왕비는 공주를 낳자마자 곧 세상을 떠났고 왕은 새로운 왕비를 맞았습니다. 백설공주가 자랄수록 아름다움을 더해가자 계모인 왕비는 질투심이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왕비는 마법의 거울을 보면서 물었습니다.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 거울이 대답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는 백설공주입니다.” 같은 질문과 대답이 반복되자 왕비는 공주를 죽이기로 마음먹고 마녀를 통해 독이 든 사과를 먹였습니다. “이제는 죽었겠지.” 하고 다시 마법의 거울에 물었으나 여전히 백설 공주가 가장 아름답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절망한 왕비는 거울을 보면서 울부짖었습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백설공주는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죽었단 말이야.” 그러자 거울이 대답했습니다. “백설공주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바로 왕비님의 질투심 때문입니다. 왕비님 자신이 나이 들고 늙었다고 생각하는 순간마다 백설공주님은 더욱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왕비님의 마음씨를 바꾸어야 합니다.” 이 이야기는 물론 동화지만 일말의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질투는 바로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2. 질투라는 이기적 유전자
모든 종교의 경전이나 도덕군자들은 질투를 아주 부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양에서는 여자의 강한 질투심은 이혼 사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교권이나 이슬람권에서는 서양에 비해 질투를 훨씬 더 부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화 심리학에서는 인간이 만들어 설정한 도덕적 기준을 개의치 않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생존에 더 유리하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타적인 유전자가 이기적인 유전자보다 생존에 유리하다면 인류는 이타적인 유전자가 주도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이기적인 유전자가 승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질투도 마찬가지입니다. 질투의 백미라고 불리는 남녀 간의 질투를 보면 여자에게는 자신과 자신이 낳을 2세를 보호해줄 든든한 보호자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기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한눈파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것입니다. 여자에게 질투는 일종의 생존 전략입니다. 미인은 미인에게 천재는 천재에게 영웅은 영웅에게서 질투를 느낍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천재 과학자 뉴턴 역시 질투의 화신이었습니다. 미적분의 발견을 놓고 라이프니츠에 대한 뉴턴의 질투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학자들에 의하면 미적분의 개념을 처음 창안한 사람은 뉴턴이었지만 발표를 먼저 한 것은 라이프니츠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뉴턴의 질투가 시작된 것입니다. 미적분 이론은 현대 과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초 이론입니다. 이의 중요성이 더해지자 마침내 미적분 이론의 발견자를 두고 영국과 독일 간 감정싸움으로 번졌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미운 이웃사촌이었던 영국과 독일 미적분의 발견을 두고 두 나라는 백 년 동안 학술 교류를 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동시에 발견한 것으로 봉합되고 있습니다. 발명왕 에디슨도 질투의 화신이었습니다. 자신이 가장 뛰어난 과학자라고 생각했던 에디슨 앞에 테슬라라는 천재가 나타난 것입니다. 세르비아인으로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나 일찍 미국으로 이주한 테슬라는 에디슨보다 훨씬 더 뛰어난 과학자였습니다. 두 사람 간의 대표적인 싸움이 전기의 교류와 직류 싸움입니다. 에디슨은 뉴욕시에서 사용할 직류 방식의 전력 공급 시스템을 고안했습니다. 그러나 직류 방식은 멀리 보낼 경우 전력 손실이 크다는 결점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에디슨은 천재 과학자이자 발명가였던 테슬라에게 손실 없이 전기를 멀리 보내는 방법을 고안해주면 많은 돈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여기서 나온 방식이 교류였습니다. 그러자 질투가 난 에디슨은 약속한 돈도 지불하지 않고 여전히 직류의 우수성을 고집했습니다. 에디슨으로서는 자존심 때문에 테슬라를 인정하기 싫었던 것입니다. 에디슨은 교류가 위험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개와 고양이를 교류로 태워 죽이는 실험까지 하면서 직류가 우수하다고 홍보까지 하고 다녔습니다. 이에 테슬라는 웨스팅하우스와 손잡고 전력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에디슨은 여전히 직류를 고집했습니다. 교류의 장점을 몰라서가 아니라 테슬라에 대한 질투심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에디슨은 테슬라에게 패하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거의 교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에디슨이 직류 전기로 많은 돈을 벌려고 했지만 테슬라는 교류 전기로 세상을 밝게 비추려고 했습니다. 질투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멀리 있는 사람이야 잘 되든 못되든 나와는 상관이 없지만 가까이 있어 나와 직접적으로 비교의 대상이 되는 사람일수록 질투는 강하게 일어납니다. 그래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입니다. 여자들이 가장 열받을 때는 언제일까요? 동창 모임에 나갔을 때 예전에 공부 못하던 친구가 명품 가방에 명품 옷을 입고 나왔을 때입니다. 그래서 다음 모임에는 빚을 내서라도 명품 가방을 구입하려 드는 것입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은 16강 진출전에서 전 대회 우승팀 독일을 2대 0으로 이겼습니다. 그러자 전국은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16강에는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일본은 벨기에와 16강 진출을 위한 일전을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벨기에는 일본에 비해 월등히 강력한 팀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일본이 전반전에서 2대 0으로 이기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많은 사람이 TV를 껐습니다. 일본이 이기는 꼴을 보기가 싫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벨기에가 일본을 3대 2로 누르고 이겼다는 뉴스가 화면과 함께 뜨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속이 시원할 수가 일본이 졌다는 소식이 우리가 16강에 진출하는 것보다 더 통쾌했던 것입니다. 캐나다에 사는 한 교포의 전언에 의하면 우리가 독일을 2대 0으로 이기자 가장 신바람 나는 사람들은 영국인들이었다고 합니다. 영국과 독일은 역사적으로 영원한 앙숙이었습니다. 이것이 이웃에 대한 우리의 솔직한 감정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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