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대가 안심할 수 있을 만큼만 접근하라.
상대를 유혹할 경우 다른 사람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근하거나 달리 사심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우회적으로 시작되어야 합니다. 마치 두 사람은 서로 맺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처럼 우연히 마주치는 기회를 만들면서 상대가 서서히 자신의 존재를 의식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게 그냥 알던 사이에서 친구로 친구에서 연인으로 차츰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일단 상대를 선택하고 나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그 사람의 성격 취향 약점에 대해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면 편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사적인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심어줌으로써 상대의 거부감을 줄이는 한편 남녀 사이에 흔히 생길 수 있는 긴장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친근함을 잘 이용하면 상대의 마음을 열 수 있고 아주 사소한 육체적 접촉으로도 다른 감정 즉 둘 사이에 뭔가 다른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미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됩니다.
일단 그런 감정이 생기기 시작하면 상대방은 적극적으로 될 수 있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유혹 방법은 상대방에게 유혹의 손길을 내미는 쪽은 바로 자신이라는 생각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카사노바는 옷과 극장, 가사 일에 관심을 보이는 여성스러운 면을 보여주며 상대에게 편안함을 주었고 요하네스는 자신이 점찍은 여성 앞에서 수줍어하며 상대의 두려움을 해소했습니다. 재즈 연주자였던 듀크 웰링턴은 일부러 지나치게 정중하고 무관심한 표정을 함으로써 상대에게 한 걸음 다가오게 만드는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일부러 무덤덤하고 답답하게 굴어서 목적을 달성하는 경우는 비단 유혹의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뛰어난 외교관이었던 헨리 키신저는 국제적인 협상 테이블에서 처음에는 지루하고 일상적인 얘기만 늘어놓으며 상대방을 안심시켰다가 나중에 생각지도 못했던 과감한 요구를 내놓아 상대 외교관들의 허를 찌르곤 했습니다.
이렇듯 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서서히 가까워지며 관심을 보이는 척하다가도 뒤로 물러서 상대방에게 상상의 여지를 주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상대가 안심할 수 있을 만큼만 접근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상대가 관심을 두고 먼저 다가오게 되는 것이고 결국 게임의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2. 모호함으로 상대를 헷갈리게 만들어라.
일단 상대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희미하게 남아 호감을 사는 데 성공했다면 다른 사람에게 눈길을 주기 전에 그의 관심을 온통 자신에게 집중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럴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모호한 태도 취하 기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매사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똑 부러지게 행동하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그런 태도는 예상과는 달리 상대의 관심을 쉽게 사그라지게 만듭니다. 익숙함은 유혹의 적입니다. 상대가 헷갈리도록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거친 듯하면서도 부드럽고 순진한 듯하면서도 영악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좀처럼 파악하기 힘든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를 풍길수록 상대의 궁금증은 더욱 커집니다. 다시 말해 끊임없이 상대방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저 사람에게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은 목표로 정한 상대가 우리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기 전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상대의 눈길이 머무는 순간 우리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 놓아야 합니다. 순진무구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과감한 모습을, 뻔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수줍어하는 모습을, 지적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제멋대로인 모습을, 장난기가 많다고 생각하는 순간 슬퍼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주의할 점은 태도 변화가 너무 심하면 조울증 환자처럼 보일 수 있으니 상대가 겨우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만 해야 하겠죠.
타인의 어두운 영혼을 훔쳐보면서 마음껏 상상하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기술입니다.
마찬가지로 외모와 반대되는 성격을 보여주면 알 수 없는 깊이와 신비감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귀여운 얼굴에 천진난만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면 어딘가 어두운 분위기 차가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강한 외모를 지닌 사람은 부드러움과 배려심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살아생전 성인으로 추앙받던 간디는 대중 앞에서 분노와 복수의 감정을 고백한 적이 있고 케네디 대통령은 전쟁 영웅으로 강한 남자다운 면모가 있었지만 상처 입기 쉬운 성격이 숨어 있기도 했습니다.
우리 인간은 복잡 미묘한 존재입니다. 사람들은 내면에 어딘가 상반되는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듯한 사람에게 묘한 매력을 느낍니다.
3. 상대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여라.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으므로 설득하기가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딱딱한 껍데기를 깨고 나오도록 하려면 그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규칙에 따라 게임을 하고 그들이 즐기는 것을 함께 즐기면서 그들의 기분에 적응해야 합니다.
상대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이것은 마치 자기 모습을 보는 듯한 거울의 이미지로 최면을 걸어 상대가 마음을 활짝 열어젖히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그러고 나면 상대는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끌려오게 되어 있습니다. 거울처럼 사람들을 비추려면 상대에게 엄청난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우리 대부분은 현재 모습과 되고자 하는 모습 사이에서 갈등을 겪습니다. 우리는 젊은 시절의 꿈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하며 살고 있다는 데 대해 절망을 느낍니다. 상대를 비출 때는 그들의 현재 모습에서 멈추지 말고 그들이 되고 싶었던 이상적인 사람의 영혼까지 비추는 것입니다. 상대는 유혹자에게 투영된 과거의 꿈을 통해 마치 그 꿈이 되살아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잃어버린 꿈까지 비춰주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실제보다 더 크게 느끼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다른 사람의 마음속을 파고드는 이런 기술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효과적인 유혹의 방법입니다.
4. 일부러 결점을 노출하라.
너무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면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죠. 자신의 속셈을 감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가 자기가 더 우월하고 강하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것입니다. 일부러 결점을 노출하는 것입니다. 나약하고, 남한테 쉽게 반하고,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은 순진무구에서 어떤 행동을 해도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눈물을 흘리거나 얼굴을 붉히거나 무서워서 하얗게 질린 모습을 상대에게 보여주면 그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서서히 신뢰를 쌓으면서 성실하고 꾸밈없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착한 사람보다 성실한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어떤 면에서 유혹은 상대에게서 의심과 저항을 없애는 게임입니다. 게임에서 이기려면 상대에게 자기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의심은 대개 불안에서 비롯됩니다. 자신의 속셈을 들키지 않으려면 상대가 우월감을 느끼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자신의 감정 하나 추스르지 못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면서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할 사람은 거의 없겠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 상대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느낌을 싫어할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남자의 경우 틈만 나면 남자다워 보이려고 애씁니다. 그러나 힘과 자신감은 상대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킵니다. 반대로 약한 모습을 보이면 사람들은 경계심을 풀고 안심합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남자가 지나치게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상대 여성은 자기가 앞으로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일찌감치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러 적절한 타이밍에 살짝 결점을 노출하고 상황에 끌려다니는 희생자인 척하면서 상대의 동정심을 자극한 뒤 그로부터 생긴 상대 연민의 감정을 서서히 사랑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5. 공포와 불안을 적절히 제공하라.
대게 상대를 유혹하려면 늘 친절하게 대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한마디로 잘못되었습니다. 상대를 즐겁게 해 주려고 지나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예상과 달리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간간이 상대에게 아픔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상대만 생각하는 척 강렬한 관심을 기울이다가도 이따금 다른 데로 눈을 돌리며 무관심한 척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상대가 내가 뭐 잘못했나 와 같은 죄책감과 불안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공허함에 빠져 잠시 아픔을 겪겠죠. 그럴 때 미안하다고 하면서 다시 친절이 대해주면 상대는 다시 행복한 마음으로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이탈리아 저널리스트 오리아나 팔라치는 자신으로 인해 상대방이 불안을 느끼도록 밀고 당기기 전략을 통해 원하는 기사를 뽑아낸 대표적 사람 입이다. 그는 키신저나 이란의 왕 팔라비와의 인터뷰 때 회피하고 감추려는 상대방의 심리를 좌지우지했습니다. 각종 미끼를 던지면서 나중에 곧 후회하게 될 여러 가지 솔직한 사실들을 털어놓도록 유도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세계적 명성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상대를 거칠게 대하면 내적인 갈등이 조장되어 당연히 화를 냅니다. 하지만 상대는 화를 내면서 동시에 내가 어떻게 했기에 이 사람이 나를 싫어하며 불친절하게 나올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가 다시 친절한 태도로 대하면 상대는 안도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사람이 다시 나를 싫어하는 눈치를 보일 수도 있겠지.”라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계속해서 인정받으려고 애쓰게 됩니다.
그러니까 공격적 태도와 친절한 태도를 교차하게 되면 상대는 긴장하게 되고 다시 비판받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계속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오랫동안 유혹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입니다.
6. 유혹하되 유혹당하는 것처럼 행동하라.
내가 성급하게 들이대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바뀌면 상대는 주춤합니다. 그 상태로는 유혹이 성사될 수 없습니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상대가 먼저 손을 내밀게 하려면 관심이 없는 척하거나 발길을 뚝 끊거나 지겨워졌다는 암시를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있는 척하면서 상대의 애간장을 태우는 것도 방법입니다. 물론 그런 걸 드러내 놓고 해서는 안 됩니다. 살짝 상대가 느낄 수 있도록 미묘하게만 표현하고 나머지는 상대의 상상에 맡기는 것입니다. 그러면 상대는 몸이 달아 적극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의지로 유혹자의 품에 안기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상대방이 유혹당하는 게 아니라 유혹하는 사람이라는 착각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인간은 원래 고집스럽고 제멋대로인 동물인 데다 다른 사람의 의도를 삐딱하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유혹의 과정에서 상대가 저항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어떤 사람을 유혹하는 일은 그래서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노력으로 상대의 의심을 극복하게 되면 저항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상대방도 빨리 결론이 나기를 바랄 것입니다. 바로 이때가 한 발 뒤로 물러서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때 유혹을 빨리 끝내고픈 본성에 굴복한다면 팽팽한 긴장감을 주고 열렬히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상대가 자신의 의지로 유혹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자 시어도어 리크에 따르면 사람들은 거절을 통해 사랑을 배운다고 합니다. 유아기에 우리는 어머니의 사랑에 파묻혀 지내다가 어느 순간 잘못을 저지르면 언제라도 그 사랑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머니가 애정을 언제라도 거둬들일 수 있다는 생각은 어린 우리를 불안에 휩싸이게 합니다. 그래서 어머니를 모방하고 그녀처럼 다정하고 상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배워 나가는 것입니다.
유혹에도 같은 방법이 적용됩니다. 먼저 상대방에게 애정을 쏟아붓도록 합니다. 그러면 상대는 그런 감정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모른 채 일단 기뻐합니다. 그리고 그 감정을 절대 놓치고 싶어 하지 않게 됩니다. 이때 한발 뒤로 물러나 관심을 거두면 상대는 불안을 드러내며 화를 내거나 아파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고 나면 어린아이와 똑같은 반응을 보이게 되죠.
즉 나의 관심을 되돌리려면 나를 모방할 수밖에 없고 나에게 애정을 쏟아붓는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형세를 역전시키려면 거절의 두려움을 이용해 유혹하되 유혹당하는 것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연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가? 어떻게 유능한 리더를 넘어 존경받는 보스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가 자발적으로 내주도록 할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최상의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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